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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 아무도 당신들을 기억해 주지 않습니니다. 5년 후, 10년 후 그 누구도 당신들을 영웅으로 기억해 주지 않습니다.
 "2008년 전경들은 진압 참 잘했어" 이렇게 칭찬해 줄 사람은 아무도 없단 말입니다. 진압이 심하면 심할수록 그대들에게 돌아가는 것은 두고두고 심장을 옥죄는 후회와 반성뿐일 것입니다.  

 밤이 늦도록 그대들의 활약상(?)은 잘 봤습니다. 쓰러진 아무런 저항할 힘도 없는 연약한 여성을 발로 힘껏 짓뭉개는 모습 잘 봤습니다. 의료진에게 느닷없는 방패질을 하는 것도 잘 봤습니다. 물론 유모차를 향해 소화기를 분사하는 늠름한 모습과 노인분을 향해 레이저 광선보다도 멋진 물대포를 발사하는 모습도 너무 잘 봤습니다.

 이 정권이 끝나고 10년 혹은 20년이 흐른 후에 역사는 당신들을 반추하는 날이 있을 겁니다. 그때 당신들은 이 정권의 멋진 수식어가 되어 있겠지요.
 "우리는 인형극의 인형일 뿐이라구요"라고 반문하실지 모르겠습니다. 그건 "제 영혼은 저들에게 있습니다"라고 말하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을까요. 괴롭지만 인형극에선 인형이 가장 인상에 남습니다.  

 팔과 다리에 든 멍과 찢어진 머리의 상처만큼이나 당신들과의 추억은 사람들에게 크게 각인되었을 것입니다. 그 추억은 평생 안고 가겠지요. 언젠가 당신들을 옥죄어올 그런 추억을 말이죠.

 지금 이 순간에도 광화문과, 시청과, 종로에서는 추억만들기가 계속되고 있겠지요. 슬프지만 당신들은 영웅이 아닙니다. 부디 조금이라도 덜 반추되는 추억이 되길 바랍니다.

 
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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